현대시

겨울비, 너는 왜?

아우구스티노박 2015. 3. 6. 11:50




겨울비, 너는  왜?

                                         -박 준형


나는 겨울 부채되어 자동차 뒷좌석 뒤에 던저져 있다

네모상자 크리넥스가 가끔 말 걸어 온다

하얀 모시 옷 님의 손에 잡혀서

좋구나,좋구나 노래소리는 어느 여름 이던가?


나는 여름 화로 되어 건너방 한 곁에 있다

회색 보퉁이가 눌러 앉아 살핀다

가슴에 쌓여 있던 한숨들은 뒷 뜰에서 날린다

빨간 정열로 님의 온 몸 덥혀줄 때

나를 헤치며 호호 불던 입술은 어느 겨울이던가?


나는 겨울비 되어 검은 아스팔트 내리친다

여름 소나기 초가집 처마 밑에 미꾸라지 뛰었는데

겨울비 피라미 뛰어대는  도심 골목길에

검은 우산 쓰고 님이  간다


하얀 함박눈 내리면  두손벌려 읏음 가득일텐데

겨울비 , 너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