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送英國就業不惑長男,,,영국에 취업하여 떠나는 40세 장남을 보내며.
이별의 정 가득한 공항에
매서운 바람 울어 대는데
새 한 마리 둥지를 떠나니
가만히 있어도 마음 답답하고
돌아올 기약 없어 더욱 염려 되지만
힘껏 알 깨고 나와
뛰어 올라 날아가니 슬기롭구나
別 情 滿 港 利 風 號 鳥 出 巢 林 坐 鬱 陶
未 約 歸 期 行 念 慮 奮 然 破 卵 躍 飛 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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別 情(별정) 이별의 정
利 風 號 (이풍) 날카로운, 매서운 바람 울다
鬱 陶 (울도) 우울하고 답답함.
坐(좌)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차츰, 어느덧
行(행) 더욱, 자꾸만, 갈수록.
**白樂天 의 "途中感秋" 에서 節物行搖落 年顔坐變衰 ,,,,,,
( 계절 따라 만물 더욱 영락하고, 나이 따라 얼굴 차츰 노쇠하네,,,,)
장남이자 막내아들이 영국으로 떠났다. 년 년생 누나와도 잘 지내면서 크게
말썽부리지 않고 자라서, 좋은 대학에 반도체 박사 까지 무난하게 하더니 결혼하여
손자도 안겨 줬다. 연구 강의에 힘써 교단에 설려던 계획을 접고 국내 반도체 회사에
취직 할 듯 하더니 영국회사를 택하여 국내 근무하다가 본사로 픽엎되어 갔다.
10여 년 전 딸아이 식구가 LA 에서 살 때에 미국행 비행기를 탔는데 . 그 때는 그들이
돌아올 날이 정해져 있었지만, 아들은 현지에 적응하여 아이 공부시키며 살 예정이다.
1 년 쯤 후엔 며늘아기와 손자도 영국으로 가서 생활할 터이니 우리 부부도 쿨 하게
멀리 보며 살아야 할 것 같다.
아들이 떠날 때는 괜히 마음이 울적해지고 걱정도 되고 하더니 이제는 편해 졌다.
먼 곳이지만 우리가 갈 수도 있고 아들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세상 아닌가?
여행을 좋아하는 내자는 속마음이 허전해 보이지만 나타내 보이지 않고, 오는 여름에
영국에 가 보려는 계획을 세운다.
품 안의 자식을 벗어 난지 오래돼서 독립해 살아온 아들이지만, 이제 더 먼 곳으로
멀리 떠나 살아 간다 하니, 문득 , 돌아가신 내 아버지 마음이 읽혀지고 , 한편으로는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갔을 할머님 얼굴이 보인다.
할머님은 매일아침 집 앞 마당 우물에서 정화수 떠서 우물 뚜껑 위에 올려놓고 손 비비며
손자의 월남전 무사귀환을 빌었었다. 형이 십자성 부대로 참전 했을 때나, 내가 청룡부대로
참전 했을 때나 한결 같이 계속하셨다.
그러한 부모의 마음이 이제 내 몫이 되었다. 봄이 오고 있는데 마음의 봄도 함께 올려나?
2016.3.3.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