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寒食卽事,,,한식 날에
삼나무를 머리맡에 두고 누워계신
먼저 가신 어머님 아득히 그리워하는데
청명 한식 모두가
슬쩍 지나쳐 가누나
어찌하여 세상사에 연연하여
허둥대는 인생인고?
내년에는 묘소 옮기고
눈물 젖은 적삼 어루만지리라.
先 妣 遙 思 臥 戴 杉 淸 明 寒 食 忽 過 咸
奈 須 戀 世 遑 忙 客 移 葬 來 年 撫 淚 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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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 妣(선비) 죽은 어미 비
遙 思 (요사) 아득히 그리워하다
奈 須(내수) 何須. 어찌,,,,할 수 있으랴? (부정의 뜻)
戀 世 (연세) 세상사에 연연하다
한식은 동지로 부터 105일 째 되는 날이다. 24 절기중 하나인 청명과는
같은 날이거나 하루 뒷날이고, 식목일과도 겹치는 날도 많았다.홀로 멀리 떨어져 있는
먼저가신 어머님 묘소 성묘를 한식에 맞춰 가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작년 추석 무렵 성묘와
벌초를 하러가서 뵈었으니 지금 쯤은 기다리실 것 같다.
목포와 해남에 흩어져 있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묘를 한곳으로 하기위해 목포에 새롭게
개설한 납골당을 예약했다, 내년 음력 윤달에는 파묘, 화장하여 납골당에 모시면
조금 더 자주 찾아 뵐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디로 갈까? 월남 참전 유공자를 위한 국립묘지로 가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진다. 내자에게도 절차 등을 설명해 주고, 함께 가 있자고 설득하니
대답이 없다. 천주교 묘지에 갈 것으로 준비 됐는데 방향을 바꾸니 섭섭한 걸까?
어딘가로 갈 곳을 정하니 마음이 편안해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없이 포근한 봄날에, 사람, 꽃, 온갖 풀 나무들이 물이 오른다. 이 좋은 세상에서 소소한
세상사에 연연하여 얼굴 붉히고 언성 높이는 소인이로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