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부 사설
임술지추(壬戌之秋) 칠월(七月) 기망(旣望)에 적벽강(赤壁江) 배를 띄워 임기소지(任其所之) 노닐 적에 청풍은 서래(徐來)하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술을 들어 객을 주며 청풍명월 읊조리고 요조지장(窈窕之章) 노래헐 제 이윽고 동산에 달이 솟아 두우간(斗牛間)에 배회허니 백로(白露)는 횡강(橫江)하고 수광(水光)은 접천(接天)이라.
가는 곳 배에 맡겨 만경창파(萬頃蒼波) 떠나갈 제 호호(浩浩)한 빈 천지에 바람 맞는 저 돛대는 그칠 바를 몰라 있고 표표(飄飄)한 이 내 몸은 우화등선(羽化登仙) 되었어라. 취흥(醉興)이 도도(陶陶)하여 뱃전치며 노래할 제 그 소리에 하였으되 계도혜(桂棹兮) 난장(蘭䊢)으로 격공명혜(擊空明兮) 소류광(遡流光)이로다.
묘묘혜(渺渺兮) 여회(餘懷)여 망미인혜(望美人兮) 천일방이로다 퉁소로 화답할 제 그 소리 오오(嗚嗚)하야 여원여모(如怨如慕) 여읍여소(如泣如訴) 여음(如音)이 요요하여 실같이 흘러가니 유학(幽壑)에 잠긴 어룡(魚龍) 흥에 겨워 춤을 추고 고주(孤舟)의 이부들은 망부한을 못 이겨라. 추연(愀然)히 일어 앉아 옛 일을 생각하니 만사가 꿈이로구나.
월명성희(月明星稀) 오작(烏鵲)이 남비(南飛)하니 조맹덕(曺孟德)
[출처] 적벽부(赤壁賦) 소리로 들어보기 - 조순애|작성자 무불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