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스크랩] 斷酒斷想,,,,, 술을 끊으려 가끔 해보는 생각

아우구스티노박 2017. 3. 31. 17:45

  

하늘을  화선지 삼아

흔들리는  마음  그리는데

첫 사랑 같은   개나리는

황금 빛  새싹   머리에  둘렀구나,

 

금년 운세  답답하여

앞으로  가지 못하고  뒤로만 가니

맑은 바람 소리에   풍욕하고

술은   끊어 보련다.

 

 

天 空 宣 紙 畵 春 心        初 戀 連 翹 戴 嫩 金

退 不 如 前 身 數 鬱        籟 淸 風 浴 罷 醪 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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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단상) 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  

宣 紙 (선지) 종이의 일종.  동양식 서화에 쓰임

連 翹 (연교) 개나리

嫩 (눈)  고울눈, 싹

退 不 如 前 (퇴불여전)   如.. 여기에서는 갈 여.

身 數 (신수) 한 몸의 운수

籟 淸 (뢰청) 맑은 바람 소리

罷 醪 斟 (파료짐)  그만둘파.  막걸리 료.  술따를 짐,짐작할짐.

 

 

 

 

                          

                             

 

 

                                       

가끔씩  술을  끊고 한동안  맑은 정신으로   세상사와  함께하고  싶을 때가 있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은,,,,     “ 술 먹은 다음 날 아침의 속 쓰림 까지 사랑한다,,,,,,,” 이지만,    이제

가끔씩  얼마간의  단주가 필요하다.     부활절을  앞에 두고  재(灰)의   수요일부터

사순 기간 동안,   50 여일을   금주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희생(?)해   보기도 하여

3-4 년을 계속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 나름   의미 있었던   기도 생활이었다.

 

다시  일상이  무의미해지고,,,

그래도 개나리  싹은  첫 사랑인 양  얼굴을  내민다.

생강나무, 산수유도  노란 꽃이 핀다.  이렇게 봄은 오는 모양이다.

 

마음은 퇴불여전이다.   앞으로  전진은   옛 일이고,  자꾸만  뒤로 간다.

판소리  적벽가 중에서,   적벽화전에   주유 노숙에게   참패하여   말을 타고

도망가는 조조를  묘사하는  사설을 보면,,,,

 

                     -전략-

“,,,,,,, 주유 노숙이 축지법을 못 하는  줄 알었더니  마는 ,   오날 보니    축지법을

하나 보다,,,   ,이 말이    왜?     퇴불여전(退不如前)이  되야,,    앞으로는  아니 가고,  적벽 강으로만

뿌드으득  뿌드으득 들어가니,,,    이것이  웬 일이냐?,,,

-승상님   말을  거꾸로  탓소,,,

-언제  옳게 타겄느냐.   말 모가지만   쏙 빼다가   얼른  돌려다  뒤에다  꽂아라,,,,

  나 죽겄다,  어서 가자. ,,,,,,,,,,,,,,,,,,“

                      - 후략 -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싫어지고,   조조가  말을 타고  도망가는 모습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서  마음을 잡아본다.

봄이  시작됨과  동시에 2 달  정도 술을  끊을 예정이다.

술을  끊고  참아 보는데서  고통을 느껴서,   세상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술을  시작하는  날에  그  짜릿한  술 맛을  즐겨  보려고 한다.

 

酬酌 - 斟酌 - 參酌  으로  이어지는  술의  세계를  잠시  떠나 있어  봄도   의미 있는 일이다.     

오는 5월 말 까지, 금주 한다,,,,  이렇게   주위에  선포해  버린다.

며칠간  찾아  올  금단  현상이  기쁨이다.

 

 

2017.3,23.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