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月(5월)
(1)
산중에 연두색 잎사귀는
새롭고 아름답고
길가에 이팝나무
쌀 밥태기 풍요롭다
남녀 청춘들은
깔깔대며 짝지어가고
거울 앞 백발은
향기 품어 나부낀다
山中軟豆葉新夭 街路流蘇樹飯饒
男女靑春千笑偶 鏡前白髮一香飄
(2)
고요하고 쓸쓸함이
찬란함에 섞이어 드러나고
부드럽고 약함이 강함에
문질러져 상처입지 않는구나.
저 붉은 장미를 보라!
5월을 노래하라!
계절의 여왕은
몇 바탕이라도 춤을 출 것이다.
寂寥燦爛混相彰 軟弱硬强非攃傷
瞻彼薔薇歌五月 女王季節舞三場
(3)
냉잇국 산나물로
봄이 가지 못하게 잡고
속 깊은 집사람은
좋은 술 준비해 놓았는데
누가 거문고 청 치고
북 처서 흥을 일으킬까?
내가 먼저 소리할 터이니
멋데로 주고받아 가며 즐겨보세.
薺湯山菜引過春 深慮家人待酒醇
誰打琴淸敲有興 我歌先唱後無巡
(4)
봄 하늘 5월이
시심을 유혹해도
역병이다! 코로나로
되는 일이 없구나
슬며시 젊은 마음으로
멀리 떠날 길 나서니
이 봄에 꽃 보고 나서
바람 따라 유람길이 남았구나.
蒼天五月惑詩愁 疫也光環萬事休
暗備壯心行遠覽 時春花遇餘風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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軟豆 (연두) 누른빛을 띤 연한 초록빛
流蘇樹 (유소수) 이팝나무의 중국어 표기
寂寥 (적요) 적적하고 쓸쓸함.
瞻 (첨) 볼 첨
薺湯 (재탕) 냉잇국
醇 (순) 좋은 술 순
琴淸(금청) 거문고에서는 괘 상청·괘 하청·무현의 구음을 ‘청’이라 한다.
거문고·가야금·양금 등의 구음에 사용되는 줄.
無巡 (무순) 돌순. 무작위로,,
詩愁 (시수) 시로 인 한시름, 흥.
5월의 흐름도 예사롭지 않다. 그냥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그 달의 시를 써 왔는데,, 이제 5월 시로 1년을 채운다.
5월은 가슴이 뛰고, 눈이 밝아오는 시절이어서, 한시 몇 수로 그 느낌을 다 옮기기에는 무리이겠지만
그 시름을 써보고, 친구 부부와 바람 따라 남도 여행도 했다.
2박 3일,,, 서울을 벗어나 , 천사(1004개)의 섬 , 신안으로 가본다.
목포에서 케이블 카,, 압해도를 거쳐 천사 대교,, 퍼플 섬, 분재공원,, 주변 맛집,,,, 올라오는 길의 영광 법성포,,,
불교 도래지,, 굴비 정식,,, 백수 해안도로,,, 그냥 눈에 담아 두고 왔다.
청 보리밭을 기대했는데 ,, 누렇게 익은 곳도 있고,,, 곳곳에 황토 밭은 시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좋았다,,
무리하지 않고,, 술 욕심(?) 버리고,, 여유 있는 일정으로,,,,
이렇게 늙어가고 있음을 확인해 본다
2021.5, 14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