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孟夏思慮 (초여름 여러가지생각들)

아우구스티노박 2021. 6. 20. 11:02


여름 하늘 골목길에
한가로움이 짙어가고
내 생각들은 무료해지고
갈피를 잡지 못하누나

어제 비바람은
길가에 흔적도 없고
오늘 아침 안개구름은
온산에 신선이 가득하구나

잠시 코로나 대유행이
지나간 후를 걱정하다가
슬며시 희망을 되뇌며
어려움을 이겨낸다

내 마음대로 열심히 해보기를
바라기는 어렵지만
세상인심과 내 꿈이
어찌 관련이 있으리오?

昊天陋巷厚濃閑     心意無聊迷妄間
昨夜雨風消迹路     今朝雲霧滿仙山

暫憂病疫流行去     暗誦希望克服艱
自適數飛難所願     世情我夢豈聯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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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聊(무료) 흥미가 없어 심심하고 지루하다

迷妄(미망)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맴.

自適(자적)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함. 

數飛(삭비) 如鳥數飛 (여조삭비)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 자주 날갯짓하는 것과 같다."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힘.

 

 

                        

 

 

 

추적추적 내린 비도 그쳤다. 창문을 열고 보니  골목길은  벌써 말라 있다. 비 온 흔적을 지우고 있다.

다시  고개 들어 멀리 내다본다.  山이  있어야 할 곳에  도심 건물들이  삐쭉삐쭉 서있다.

눈은  투시 안경을 쓰고,  마음은 겹겹이 山들이 있고  그 사이사이로  구름 안개가 띠를 이어 내려와

있는  그림을 그린다.      저기에   신선놀음이  있으리라......

 

4층까지  걸어 올라 다니는 상가주택이 지금의 보금자리이다. 나는  그럭저럭 올라 다니지만, 내자는

힘들어한다.    마트에서  장을 봐 올 때면,   나도  상자 들고  올라가기가  힘들어진다.

엘리베이터 있고   山이  보이는 아파트  단지로 이사 가기로 했다.      참,  잘한 일이다.

 

백신  1차 접종이  친구들  사이에 끝나 간다.    좀 더 편하게 만나는 횟수를 늘린다.

영국, 독일에 있는  아들 딸네도 백신 완료이다.  가족 방문 시 서울에서 격리 면제 소식도 들려오니

오는  가을쯤에는   해외 동포. 아들 며느리 , 딸 사위의  상봉도  가능해  보인다.

희망이  보인다.

 

여름 하늘이 쨍하고, 비워 있는 골목을  보면 갑자기  한가로움이 짙어 간다.   멍해진다.

소주 1병,  맥주 1병으로  소맥을  즐긴 어젯밤  만찬 후유증(?)이  고개 든다.

신록  짙어 가는  좋은 계절이다.

 

 

                              2021.6.19.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