更迎歲暮(또 다시 세 밑에,,, )
更迎歲暮(또다시 세 밑에,,, )
동쪽을 보니 편백나무요
서쪽은 가지 퍼진 소나무라,
첫눈 내려 휘날리면
희고 하얘지겠구나,
많은 나이에 너 나 할 것 없이
또 한 살을 더 할지라,
알 수 없는 회한이
문득 가슴을 치고 간다.
東望扁柏西盤松
初雪霏時素白重
添一高齡無爾我
不知悔恨閃過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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盤松(반송) 키가 작고 가지가 뻗어서 퍼진 소나무.
역시 변화가 있어야 생활 패턴이 바뀐다. 이사하고 나니 여러 가지가 새롭다. 주위 환경도 적응해야 하고
새로 만들어 놓은 서재와도 친해줘야 하고,,, 겨울 준비를 거의 마친 아파트 정원은 을씨년스럽다.
눈이 와서 하얗게 쌓이면 낮은 층 우리 집은 설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일 것 같다.
동지가 가까워지니 세 밑도 코 앞인 셈이다. 그저 코로나,,, 코로나.,,,,하다가 보낸 한 해이다.
또 한해도 그럴 곳 같은데 1 살 더 먹게 되니 더욱 우울해지는 것 일까?
영국에 있는 손자가 제법 기다란 메일을 보내왔다. Dear grandad로 시작되는 6 학년 손자이다.
서울로 치면 지금 4학년 2학기인데, 5세부터 시작되는 영국 교육이라 6학년 1학기이다.
내년 9월에는 우리 중학교(?)인 grammar school에 진학하기 위해 시험도 치렀다.
500년 거까이 되는 전통의 공립 중학교에 진학할 모양이다,,,, 자랑스럽다.
아버지 자전거 뒷자리 앉아서 시골중학교 시험 보러 갔던 기억이 새롭다.
우울한(?) 세 밑을 보내고, 내년 언제쯤은 손자 보러 영국 들리고,, 외손들 보러 독일도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해외 동포들 걱정에 주말 화상 통화가 매번 기다려지는 세 밑이다.
2021.12.16.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