號詩思軒是卜宅也(사헌호시를 읊어 살만한 곳을 가려 정하다.)
일우화백이 나의 호를 지어주었는데,
호"사헌"을 옛날 감찰의 뜻인"사헌"으로
잘못 짐작하기도,
매사를 잘 살피고 견식이 심원하고
크라는 뜻으로,
시를 읊고 살 곳을 가려 정하니
또 무슨 다툴 일이 있으랴,,,
一牛畵伯我號呈(일우화백아호정)
斟誤思軒司憲平(짐오사헌사헌평)
每事細觀見遠大(매사세관견원대)
詠而卜宅復奚爭(영이복택부해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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卜宅(복택) 살 만한 곳을 가려서 정(定)함
一牛(일우) 내 호를 지어준 한국화 화가.
畵伯(화백) 화가를 높여 부르는 말
呈(정) 주다,드리다.
斟誤(짐오) 잘못 짐작하다. 짐작할 짐
思軒司憲平(사헌사헌평) 사헌을 사헌으로. 司憲府;고려ㆍ조선 시대에, 정사를 논의하고 풍속을 바로잡으며 관리의 비행을 조사하여 그 책임을 규탄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아.
細觀(세관) 자세히 들여다본다.
復奚(부해) 다시 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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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軒(사헌)이라는 號를 써 온 지도 20여 년은 됐음 직하다. 친우, 일우 화백이 지어준 號이고 싫지 않아서 써왔다. 특별히 그 뜻을 새겨 보는 일도 별로 없었고, 그간에 다른 號를 받기도 했다( 觀水齋. 鳳潭,,).
사헌 하면 감찰 관아였던 사헌(司憲)을 연상하기가 십상인지라, 사헌 뜻을 물어오는 이들에게 뚜렷하게 말해주지 못하다가 얼마 전부터 바로 잡아 주기 시작했다.
생각하는 집(?)이라는 좀 어설픈 해석에서 벗어나서, “자세히 보고 견식이 심원하고 크게...”로 하니 명쾌해진다..
최근 읽은 강성위 교수의 “한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 시”에서, 號가 자신이라면 號詩는 나의 집이고, 號가 칼이라면 號詩는 칼 집이다 는 글을 보고 나서 급히 思軒號詩에 매달렸다.
나의 號, 思軒을 호시로 읊어서 친구들, 가족들에게 알려 놓으니 후련해진다.
갑진년(2024년)을 보내고 을사년(2025년)을 맞이하는 새 기분도 좋다.
더불어 자긍심도 올라간다..
그대들이여.,,, 號를 가지고 號詩를 품으소서..
2024.12.29.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