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운명
운명의 틈바구니에서
그대를 우연히 만났지요
반은 그대의 기품 때문이고
반은 꽃처럼 아름다운 그대 얼굴 때문이지요.
가까운 사이가 도대체 언제 쯤 부터 인지
묻지 마세요
50 년 전에 우리는
반지를 주고받았지요.
遭 遇 佳 人 運 命 間 半 緣 氣 稟 半 花 顔
莫 問 戚 戚 都 何 許 五 十 年 前 授 受 環
( 運命)
2. 첫 사랑
그대는 홀연히 천사가 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났고
그대는 아무 말 없이
그저 놀랜 듯했지요
꽃이 그대일까? 그대가 꽃일까?
꽃 속의 요정은 서로 구별이 안 되고,
꾸밈없고 참된 우리의 첫 사랑을
꿈속에서 맞이했지요.
忽 然 天 使 目 前 生 少 女 無 言 只 自 驚
花 裏 妖 精 差 未 別 純 眞 初 戀 夢 中 迎
(初戀 )
3. 사랑과 그리움
사랑하는 마음은 밀고 당기고 하는 사이에
이미 온전하게 되어
서로 떨어져 있었지만 무관하게
그리움만 더욱 오롯해져 가고
서로를 묶는 끈은
항상 조화로운 즐거움 같았고
화목 다정함은
마치 수놓아 길게 이어진 듯 했구려
戀 心 推 引 已 穩 全 相 距 無 關 慕 益 專
結 紐 恒 如 琴 瑟 樂 多 情 輒 似 繡 綿 連
(戀慕)
4. 사랑의 힘
햇볕 가려주고 또 바람 막아주려
항상 노력하고
무성한 나무 그늘 만들어 주려 힘쓰는데
어찌 다함이 있으리오?
그대는 내 아내이고 소중하니
백년을 같이 살아 함께 늙어 가는
기운이 완전 충만하구려.
常 勤 遮 日 又 防 風 盡 力 繁 陰 豈 有 窮
爾 是 我 妻 仍 所 重 百 年 偕 老 氣 完 充
(愛慕之力)
금년에 백세가 되신 할아버지가 말씨, 행색이 또렷하시고 건강해 보인다.
10년 전에 동갑내기 아내가 90 세에 먼저 가서, 혼백이 집 울타리 너머로 나갈 때에
다시는 못 볼 것 같아 많이 울었다고 아침 TV에서 말씀 하신다.
인연과 운명은 누가 결정해 주는 것일까?
월남전 참전으로 인한 고엽제 후유증 보훈금 수령이 결정됐다. 아내가 옆에서 거든다.
월남 참전 시에 위문편지 보냈으니 50 프로 몫을 달랜다. 웃으며 그러하자고 고개
끄떡여 준다. 기분이 좋아 진다.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주고 바람막이가 되어 주려 했는데 언제 부터일까? 내가 그늘에
들어 서있고 나를 돌봐 주는 역할을 그녀가 하고 있다.
술 조금 마시고, 친구들 모임에서 촌철살인 하지 말라, 성질 죽이고 "욱" 하지 말라,,,,
나는 귀챠니즘의 전형적인 모델이어 아내에게 경제권 등의 권한을 거의 이양하고 산다.
집안의 큰일 결정만 하면 된다. 물론 남자가 할 일은 내가 하며 살아간다.
소소한 일들은 그녀를 믿고 놓아 준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친구들과도 관계가 좋아 보인다. 젊은 시절 기품 있고 예쁘기도 했는데, 이제와 보니
속도 깊은 사람이어서 나의 노후 보장인 셈이다.
아내가 10 여일 중국 여행가 있어 조용하니 한시로 연애편지 써서 카톡으로 보내줬다.
그냥 한번 씨익 웃고 말겠지만,,,,,
2016.5.2.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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