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적
대흥사 길 오고 다닐 때에
상수리 나뭇잎이 해 가려 주고
맑은 계곡은 갈증 풀어 베풀어 주었네
배고픈 줄 모르고
다투어 달음질 하여 땀에 젖고
기뻐 보리피리 부르니
한조각 구름이 흘러가더라.
大 興 寺 路 往 來 時 橡 葉 淸 溪 每 布 施
競 走 汗 霑 飢 不 識 歡 吹 麥 笛 片 雲 移
월맹군 정벌하려
해병으로 월남 파병되니
한 밤중에는 십자성 별빛과 서로 동무 되었네
젊은 아낙네들 가는 허리는
오히려 낭만적이었소
전쟁 끝나고 두 나라, 다행히 모두 형통이구려.
海 兵 派 越 越 盟 征 相 親 三 庚 十 字 星
少 婦 細 腰 猶 浪 漫 戰 終 兩 國 幸 咸 亨
바람 드는 마루에
생각 없이 창 앞에 서서
머리 긁적이며 멀리 바라보다가
하느님 감사 합니다 한다.
노후 살아가려는 데에 유난 떨고 있나 살펴보고
단전 깊이 한 호흡 들이 마시고
마음 다져 먹어 보노라.
風 軒 無 念 立 窓 前 搔 首 遙 望 忽 謝 天
老 後 圖 生 疑 有 別 丹 田 一 吸 作 心 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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搔首(소수) 머리 긁적이다. 긁적일 소
橡 葉 (상엽) 상수리나무 .또는, 도토리 나무
布 施 (보시) 자비심으로 남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것.( 베 포. 보시 보.)
汗 霑 (한점) 땀 한 , 젖을 점.
越 盟 (월맹) 월남민주동맹(越南民主同盟) .1941년 호찌민을 중심으로 인도차이나 공산당과
다수의 베트남의 민족주의 계열 정당의 동맹으로 결성되었다
十 字 星(십자성) 남쪽 하늘에 십자 모양으로 보이는 별 .
謝 天 (사천) 하늘에 감사하다.
여름이 되니 오전 주요 일과가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 중계와 함께 하는 일이다.
우리 선수가 홈런 치고 베이스를 돌아 올 때는 나도 함께 돌고 있는 듯하다.
잠간의 광고 시간이거나 우리 선수가 타석에 있지 않을 때에는 일어서서 창문 앞에 서성거린다.
먼 곳을 바라본다. 문득 입에서 하느님 감사 합니다 하고 새어 나온다.
노후 생활을 별로 준비하지 못 했는데. 딸 아들 . 자기 갈 길을 잘 찾아 가주고 ,
내자는 건강하게 손자, 손녀 돌봐 줄 수 있음에 감사드리지요.
젊어서 해병 청룡으로 파월 됐을 때의 생각- 죽으면 죽으리라....
단순하고 별로 걱정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은 ,,? 이 생각, 저 생각, 이 사람,저 사람에 연연해한다. 할 일이 남아 있는 것 같으며,,,
지난해, 메르스가 한창일 때, 삼성병원에서 고혈압 심장질환인 관상동맥 협착 으로
스텐트(stent) 시술로 입원 하였고. 이는 월남 참전 장병에게는 고엽제 후유증에 해당되어
보훈처로 부터 보훈 급여를 받게 됐다.
다시, 하느님 감사 합니다. 한다.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잎을 엮어 만든 모자를 써서 햇볕 가리고, 맑은 물 마셔가며
대흥사 길을 뛰어서, 걸어서,,, 몇 번을 다녔을까?
가는 길 30리, 오는 길 30리,,
가고 오는 길에 무엇을 먹고 다녔는지? 배고픔을 어떻게 참았을까?
기억이 없다. 길 옆, 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시원했다.
같이 뛰어 놀던 동무들 얼굴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 때 불던 보리피리 소리가 오늘 귓속으로 들어 왔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2016.5.20.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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