晩夏自適ㅡ 늦은 여름날의 여유
수상한 산 그림자
앞 냇가 엄습해 오니
흰둥이 하늘 처다 보며
뛰놀고 짖어대며 빙빙 돈다.
고추잠자리 가을을 재촉하니
단풍들 날 멀지 않은데
계곡 물 소리 여름을 희롱하고
마음은 유유 자적허구나.
殊 常 山 影 襲 川 邊 白 狗 望 天 走 吠 旋
赤 卒 催 秋 楓 不 遠 澗 聲 弄 夏 意 悠 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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吠 旋(폐선) 짓어대며 빙빙돌다
赤 卒(적졸) 고추잠자리
悠 然(유연) 유유하여 태연함. 침착하고 여유가 있음
지난여름, 휴가차 영국에서 나온 아들식구들과 딸아이 식구들 함께 제천에 들려 계곡 물 사이에 군 야전침대 펴놓고
하늘을 보며 계곡에서 나오는 바람 맞으며 유유자적할 때, 손주들은 바로 아래에 계곡물 받아서 조그만 웅덩이 같은 곳에 시원해지라고 밀어 넣은 소주, 맥주병 사이로 물총 싸움 놀이에 한창이었다.
간벌해 놓은 오른 편 산 그림자가 슬며시 내려와 저기 앞 개천 가 까지 덮치면, 입구에 항상 있던 백구가 뛰쳐나와 하늘 보며 짖어댄다. 가을을 독촉하는 고추잠자리 날아다니고, 계곡물 소리 졸졸 흘러 가슴을 지나가며 여름을 희롱하니, 다툴 일 없는 생각으로 늦여름 오후를 보낸다.
,,..赤卒催秋楓不遠을 잡아놓고 벌써 두 달 째, 이리저리 짜 맞처 보다가 여기서 잠간 멈춰 본다. 세상에 완성이란 것이 뭐 있을 손가?
수상한 산 그림자를 쫒다가, 이제 가을로 들어가고 있다. 전라도 장성에 감 따러 3박4일 일정으로 훌쩍 떠난 내자의 뒤치다 거리(?)는 내 몫이어서, 손주들 돌봄이 내일까지이다.
고희 기념 한시 집 출간 기념회 및 공연도 잘 마쳤으니 이제 내자 칠순에 맞춰 희수 기념 한시 집 출간을 준비하고, 술 줄이고 . 배살 줄이고, 체중 줄이는 일을 시작 할 때이다
2016.10.20, 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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