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경치 샛노랗고
바이올린 선율인데
나이 들어가며 느끼는 상념은
오히려 서로를 가엾게 여기고 동정하누나.
시문을 열심히 읽어 속된 마음을 정화하고
맑고 고요한 아침을 자주 볼 수 있다면
어깨 가볍게 하여 무거운 책임 벗어나려나?
秋 色 深 黃 律 四 絃 老 來 感 想 尙 相 憐
詩 文 熱 讀 塵 襟 淨 多 得 朝 鮮 可 息 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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塵襟(진금) 속(俗)된 마음이나 평범(平凡)한 생각
息肩(식견) 어깨를 쉬게 한다는 뜻으로, 무거운 책임을 벗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도심 가로수 길에 노랑 은행잎이 나뒹군다. 가을이 깊어 가는 것이다.
책갈피에 그 잎사귀 눌러 놓고 좋아했던 어릴 때 기억이 새롭다.
지금의 은행잎은 주어 담고 싶은 마음은 별로이고, 굴러다니는 은행잎들이 밟히고 눌려,
은행 열매와 함께 냄새나고 더러워서 피해 다니기 일 수이다.
엊그제, 충북 제천의 천주교 성지가 있는 배론 성지 길을 찬바람 맞아가며
1-2 시간 거닐며 샛노랗게 물들은 은행 나뭇잎들을 보니, 마음도 노랗게 물들어 갔다.
노랑으로,,,
맑은 공기 속의 그녀는 천사의 옷을 빌려 입고 있었을까? 한 두 잎 주어 책갈피
속에 넣어 두고 싶어졌다.
가을이 되면 소망은 더욱 낭만적이 되간다. 출판문화 사업을 했던 “청조사” 송성헌 회장이
먼저 하늘나라에 가기 전에, 조선 중기의 영의정, 김육 의 시를 읊으며 친구들을 저녁 초대했던 기억이 있다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덧 시름 잊을 일 의논코자 하노라
君家酒熟必請吾
草閣花開亦子呼
酌酒看花論底事
百年欲得沒憂虞
우리 동네 문정동에 누추하지만 도미 회 맛있게 떠 주고 매운탕이 너무 맛있는
횟집이 있어, 나도 친구들을 여러 차례 이곳에 불러 모아 함께 했다.
그 때마다 청하는 문구에. 나는,,.
(...우리 동네 술 익어 그대 청하노니 그대 집에 꽃 피거든 부디 날 청하소,,)하여,
그대 집에 술 익기 기다리지 않고 먼저 청하여 즐기고,
내 집에 꽃이 피길 기다리지 않고 ,,, 또 다른 멤버들을 청하여 매운탕 맛과 함께
가을을 찾아가는 모임을 즐겨 본다.
이 모임에 . 이 자리에,,, 조용히 거문고,,, 아니 기타라도 한 자락 잡아줄 사람은 없는가?
가을의 소망은 절망을 말하지 않고, 그러나 이뤄지기 어려운 소망을 말한다.
그대 집에 꽃 피기 전에 우리 동네 술이 또 익어도 좋겠구려,,,,,,
詩文 많이 읽어 양식하고, 술 먹는 양 과 횟수 줄여 맑은 아침 맞이하는 날이 많아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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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육(金堉)1580~1658. 자는 백후(伯厚), 호는 잠곡(潛谷).
조선 선조~효종 때의 실학파의 선구자로서 벼슬이 영의정에 이르렀다.
박학다식하여 해동명신록, 송도지 등 많은 저서가 있다.
2016.11.11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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