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머니 부름에
온 몸으로 응답했다.
하늘나라에서 누구를 기리다가
잠 못 이루실까?
일곱 살이던 둘째 아들
칠십이 되어,
희미해진 초상화
꿈속에서 붙잡고 있네.
全 身 應 答 母 親 呼 天 上 誰 憐 不 寐 乎
七 歲 二 男 生 七 十 稀 微 肖 像 夢 中 拘
(2)
상여는 봉호네 집 모퉁이
지나가는데,
상여 뒤 아이들은
상여가 알지도 못하누나.
눈동자 속에 뜬 여름구름은
하얀 순 백색인데
상복에 콧물 흘리고
더러워진 얼굴은 어찌할거나?
喪 輿 琫 鎬 宅 隅 過 後 尾 兒 孩 未 解 歌
睛 裏 夏 雲 純 白 色 緦 麻 鼻 水 汚 顔 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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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琫鎬(김봉호) 1933.5.10 ~ .
전남 해남, 진도 5선 국회의원.
15대 국회 부의장 역임
(3)
엄마 내음새 맡지 못하여
그 향기 멀어졌으니
엄마 추억은
막연하고 아득하구나.
돌아가신 할머니 고생이
쉽게 짐작되어
두 사람 사진 초상화
다시 쓰다듬고 바라본다.
不 聞 母 臭 遠 其 香 追 憶 三 仁 莫 莫 茫
祖 妣 苦 生 斟 酌 易 兩 人 影 像 復 捫 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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吉三仁(길삼인) 1926.8.28 生 ~ 1952.4.18 卒. 내 어머니.
전남 장흥 출생. 3남 출산. 27세에 어찌 눈을 감았을까?
겨울 방학 중에 외손녀가 집에 와서 하룻밤을 자고 갔다. 오빠는 오지 못하고 혼자서
몇 차례 자고 가더니, 어느 날 아침, 집으로 차 태워서 가는데,,,
(孫女) 엄마 보고 싶다..
(祖母) 왜?,,,
(孫女) 할머니에게서는 엄마 냄새가 나지 않아서,,,
,,,,,,,,,,,,
내 엄마 사진은 한 장도 없는데, 함께 찍은 사진도 있을 턱이 없다. 돌아가신 뒤에
모두 없애버렸을까? 먼저 가신 형이 어디에서 구했는지? 어느 사진에서 옮겨
초상화 사진으로 만들어 두었기에 제사상에 그 사진을 올려놓는다.
엄마 내음새가 어떠할까? 핸드폰에 저장된 초상화 사 진을 꺼내 본다.
할머니 사진도 함께 본다. 할머니 냄새는 어쩌면 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니는 그냥 웃고만 계신다. 20대 초반 사진이리라... 그 내음새 모르겠다.
꿈에 보이는 어머니는, 퇴원하시어 초췌한 모습에 들 것에서 동그랗게 커다란
눈망울로 나를 올려 보는 모습이다. 초상화 얼굴은 그냥 그림으로 나타나서
그 그림이 다른 공간으로 움직여 가지는 못한다. 안타깝다.
상여 뒤를 따라가던 일곱 살 아이는 마포 상복이 너무 꺼끌거리어, 초여름 한 낮에
길 바닥에서 딩 굴러서 마포 옷을 부드럽게(?) 하려 했고, 봉호네 집 옆의 다리 건너가기
전에는 신고 있던 짚신을 하늘 높이 차서, 맨 발로 가기도 했다하니,,,
코 훌쩍이 세 아들을 보는 우리 아버지 심정이 어떠했을까?
엄마 내음새 마음대로 맡고 크는 손주들이 너무 부러워서,,,,
내 엄마 초상화 , 할머니 사진을 함께 올려놓고 눈동자 속으로 냄새를 가져올까 한다.
2017.1.12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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