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트자 햇빛 찬란한데
까치 두 마리 울어대고
이웃집 반사 빛은
서창을 밝혀주는구나
사방이 따뜻한 볕으로 開 東 燦 爛 鵲 鳴 雙
상서로움 더해 가는데 返 照 隣 家 西 我 窓
윗집 아이 발자국소리 쿵쿵쿵 溫 暖 四 隅 祥 瑞 益
내 시 항아리 울려준다. 跫 音 稚 子 響 詩 缸
-2-
질그릇 투박한 화분
석화는 뽐내고
사막의 장미라는
별칭이 좋구나.
요염하고 그 교만한 자태에 陶 盆 素 朴 石 花 矜
가슴 설레고 沙 漠 薔 薇 好 別 稱
무성하게 피어날 잎사귀들이 妖 艶 嬌 姿 心 搏 動
고독한 그 꽃들을 이겨내기를 바래본다. 冀 望 茂 葉 獨 孤 凌
-3-
문정 공원에
새로운 봄볕이 찾아오니
뭇 나무 꽃들에
연두색 향기 차오른다.
욕되게 살아온 生을 부끄러워하며 公 園 文 井 始 春 陽
후회와 한탄을 밀어내 보니 萬 樹 千 花 軟 豆 香
상심한 마음은 잠간 웃으며 自 愧 偸 生 推 悔 恨
울타리 넘어 도망가더라. 傷 心 輒 笑 走 踰 墻
-4-
청빈의 도를 즐김이
바라는 바이고
부귀영생은
추구 하는 바 없구려.
천명을 건강히 지키고 曲 肱 之 樂 念 吾 頭
치매를 피할지라도 富 貴 永 生 無 所 求
새로운 봄을 기십 번 바램은 天 命 雖 持 痴 呆 避
꿈속을 헤매는 것 일러니... 新 春 幾 十 夢 中 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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開 東(개동) 동이 틈. 새벽녘
跫 (공) 발자국 소리 공
冀 望 (기망) 희망. 바랄기.
偸 生 (투생) 죽어야 옳을 때에 죽지 않고 욕되게 살기를 탐함
推 (퇴) 밀퇴. 밀추
曲 肱 之 樂(곡굉지락) 빈한하여 팔을 베고 자는 형편일지라도 도를 행하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면 참다운 즐거움을 그 속에서 얻는다는 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굽혀 그것을 베고 살더라도 즐거움이
또한 그 가운데 있다. 의롭지 않으면서 부하고 귀함은 나에게 있어서는 뜬구름과 같으니라 )
痴 呆 (치매) 언어동작이 느리고 정신 작용이 완전하지 못함. 어리석을치, 어리석을 매
소리 명창들이 기분이 좋거나 음주를 겸했을 때, 부르는 노래는 무엇일까? 는
요즈음 가수들이 노래방에 갔을 때 무슨 노래를 부를까? 와 같은
궁금증일까? 명창들은 흥타령, 육자배기 등으로 흥을 달랜다는 설이,,,,,,,,,
엊그제, 신영희 (판소리 춘향가 무형문화재) 선생 공연에서
남도민요 육자배기와 흥타령이 있었다. 구슬프고 애잔한 가락에 흥이 있다.
천안 삼거리 흥타령과는 조금 다른 처연한(?) 감성의 흥타령이다.
경기민요에 보다 가까운 천안삼거리 흥타령과, 판소리 등의 영향으로, 리듬및 선율이
길어지고 기교적인 남도 흥타령을 들어서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다.
漢詩에서 賦比興을 잘 조화시켜 작시함이 중요하지만, 詩에서 興을 일으켜
내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늦봄의 어느 날의 賦와, 마루 한편에 잎이 나오기 전에 빨간 꽃부터
피어내는 석화를 比하고 , 일상의 마음을 起興하여 작시해 본다.
날씨가 좋아지기 시작하니 석화도 베란다로 밀려 나겠지만, 꽃부터 피어내는
암컷(?) 석화 옆에 말없이 잎사귀만 피어내다가, 꽃 지고 잎사귀 무성해지기를
기다리는 수컷(?) 석화에, 그 꽃은 더욱 요염해 진다.
일기예보에 오후 늦게 비소식이라서, 외출 시에 필히 우산을 지참하라는 집사람의
엄명(?)에도 불구하고 빈손행장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 전철역에 우산
들고 나와 달라는 전화에 짜증내는 情人은 사랑이 식은 것일까?
그대여,,, 석화 꽃 붉은 얼굴로 어린아이 안고 버스 정류장 기다리던 그 시절은,
내가,,,,,,,, 꿈속을 헤매는 것 일려나.....
2019. 4,9.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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