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深慮死一下 한 번쯤은 죽음을

아우구스티노박 2019. 4. 14. 11:13

 

 

 

 

여류 시인 조은 (1960-       )의 산문 같은 시를 접하니, 까마득하고, 알듯 모를 듯

해보이고, 난해했던  현대시도  손에  잡히는 듯  가깝고 좋다.

읽어 갈 수록  을  뒤 돌아보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자신의 내면을 고찰해(?) 가는,,,, 누가 읽어주기를 원하는 글이 아닌, 그러나   편하지만은  

않은  글이다.

 

로 번역해보면,,,,, 좀더 살펴보고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한 번쯤은 죽음을  

 

                                                             조은

 

 

열어놓은 창으로 새들이 들어왔다

연인처럼 은밀히 방으로 들어왔다

창틀에서 말라가는 새똥을 치운 적은 있어도

방에서 새가 눈에 띈 건 처음이다

나는 해치지도 방해하지도 않을 터이지만

새들은 먼지를 달구며불덩이처럼 방 안을 날아다닌다

나는 문 손잡이를 잡고 숨죽이고 서서

저 지옥의 순간에서 단번에 삶으로 솟구칠

비상의 순간을 보고 싶을 뿐이다

새들은 이 벽 저 벽 가서 박으며

존재를 돋보이게 하던 날개를

함부로 꺾으며 퍼덕거린다

마치 내가 관 뚜껑을 손에 들고

닫으려는 것처럼!

살려는 욕망으로만 날갯짓을 한다면

새들은 절대로

출구를 찾지 못하리라

한 번쯤은 죽음도 생각한다면……

 

 

       深慮死一下

 

開門禽鳥侵無妨   恰似情人入我房    間或隔窓呼且惑   走猖人世急唐荒

任其所往非加害   奔向四隅馳擊忙    提把團環猶佇立   但望脫獄瞬飛翔

自誇雙翼折飄落   臨被閉棺唯恐佯    貪慾圖生未得出   若何一慮死天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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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妨  (무방) 거리낄 것이 없음

團環  (단환) 배목이 달려 있는 둥근 문고리

若何  (약하)  어떨까?

 

 

 

                                                     

 

                   

 

새 머리(대가리)로    어찌  죽음을   생각할  수  있으랴?      아니  사람도  어려운  일이다.  

살아가는   것에만    몰두하지   죽음에  대해서는   그러하지 않다.

죽음에    임박해서도   자기 죽음을   깨닫는  이는   몇이나 될까?

 

말썽부린  자식들과  세상을  시끄럽게  한  부인 때문에    속앓이 했을  재벌회장의

죽음에   이러저러   말들이   오간다.

 

그는  조금 더  누리다가(?)  갔을  뿐이다.

편안한   죽음은  아니었을 터인데,,,,,,,,,,

나는,,,,,,, ?????????

 

 

              2019. 4,14.    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