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치마 은빛 저고리 담박하게 차려입고
소매 끝에 살짝 나온 섬섬옥수 고왔구려..
이제 나이 들고 쇠잔하여 핏줄 튀어나와 보이니
사랑스러운 내 아내를 내가 맡아 주리다.
銀衣淡泊紫裳粧
袖處纖纖玉手良
老弱衰殘見血脈
可憐荊妻我堪當
--------------------------------------------------
荊妻豚兒(형처돈아) 가시나무 비녀를 꽂은 아내와, 돼지새끼 같은 아들.
남에게 처자(妻子)를 겸손(謙遜)하게 이르는 말.
코로나 방학(?)으로 할 일이 더 많아진 아내가, 손을 주물러 달라고 한다.
오랜만에 잡아 본 손이 앙상하다. 마음이 짠해지고 안타까워진다.
말없이 정성껏 주물러 주었다. 얼마 되지 않아 잠이 든 숨소리에 나도 편안해졌다.
중고생이 된 외손자들을 아직 붙들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이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책 늘어놓고, 이 글 퇴고에 열중인데, 손녀 아이 앞에 와서 읽어 달랜다.
엄지손 들어 만족감 표해주고, 자기 책으로 간다. 답답해하는 얘들 데리고 우리 집으로
피난(?) 살이 오니 내가 더 좋다.
남아 있는 길을 함께 가고 있는 아내, 내가 할 일이 더 많아짐에 마음 편해지고
측은지심도 발동한다.
이번 달에는 아내 생일도 들어 있다. 생일에 무엇으로 기쁘게 해 줄까?
2020,3.2. 思軒
'고희이후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惜春三月,,,,,,춘삼월을 애석해 하며...| (0) | 2020.03.19 |
---|---|
光環19疫疾擴散中寄二火撞球會員,,,, 코로나19 역질확산에 이화당구회원들에부침 (0) | 2020.03.12 |
孟春佳日寄裵石潭鍾善 ,,,,,이른 봄 좋은 날에 석담 배종선에 부치다.| (0) | 2020.02.26 |
春雪水墨畵 ,,,,봄눈이 수묵화 그려놓고... (0) | 2020.02.18 |
暖冬,,, 포근한 겨울에... (0) | 2020.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