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到來12月  (12월이 오면)

아우구스티노박 2020. 12. 23. 13:27

-1-

집 앞 논 밭들이

흰 옷으로 갈아 입고

동네 아이들은 '눈이다..'소리치며

뛰어 논다.

 

눈 위에 큰 대자로 드러누워

사진 찍고

나는 연 날리기 놀이하며

꼬마대장이 되었지....

 

-2-

겨울이 왔고

눈사람 홀로 외로워도

외투 껴 입고 이리저리 소요하며

나 홀로 즐겨 본다

 

흩날리는 진눈깨비 얼굴을 스치고

큰 길가도 횅하지만

설 밑 추위까지는 아직 멀었는데

살얼음이라니?

 

-3-

'동안거' 이거 필요한 것이다

-사헌(나)

지난 일 뒤 돌아보고 마음을 씻어 내어

번뇌를 참고 견디어 본다

 

말 줄이고 다투지 않고

준우(손자)에게 말 걸어 보고

마음을 열어 크게 깨달음과

기본의 근원(승원-외손자)을 논한다.

 

 

 

-1-

門前田畓白衣更    

呼雪孩童雀躍兵   

被寫臥身展大字   

鳶飛遊戱我爲英

 

-2-

冬天被露雪人孤    

外套逍遙自獨娛    

霏霙擦顔街路寂   

歳寒尙遠薄氷乎

 

-3-

冬安居是要思軒     

回顧洗心堪耐煩     

沈黙不爭言焌佑   

豁然大悟語升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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孩童(해동)  어린아이

被露(피로) 세상에 알리다

霏霙(비영) 흩날릴 비.   진눈깨비 영

歳寒(세한) 설 전후 추위라는 뜻으로,  몹시 추운 한 겨울의 추위를 일컫는 말 

冬安居(동안거) 해마다 음력 시월 열 엿샛날부터 그 이듬해 정월  보름날까지 일정한 곳에 살며 수도하는 일

豁然大悟(활연 대오) 마음이 활짝 열리듯이 크게 깨달음을 얻는 일 

思軒(사헌)  나의 호

焌佑(준우)  나의 손자

升源(승원)  나의 외손자

 

 

                           

 

 

오늘 첫눈이 펄펄 내렸다.

오후 되니 진눈깨비가 함께 왔다.   함께 잔을 기울이자고  告하면.  몇 사람은 함께 할 수도 있겠지만.

험담도 있을 것 같아서...     점심 후에 혼자서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서   '문정역-가락시장-송파-잠실'   근처까지 걸어오니  1시간 정도 걸렸다.

 

잠실  동쪽 호수를 들어서니 햇빛이 쨍하고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호수 주위를 산책한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조그만 눈사람이 벤치 위에 외롭다.

동호를 돌고.   서호로 들어선다.   롯데 놀이공원에  빈 수레(?) 놀이기구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럽다.

냥 무심히 걷는다.    벚꽃 놀이하던 봄날의 흥청거림이 그립다.

 

서호 귀퉁이 돌아가는 길이다.  잠실 4단지와 거의 붙어있는 곳이다.

사십몇 년 전에 유모차에 동생 태워서 뒤뚱뒤뚱 밀고 갔던 딸아이. 아들도 사십 중반이다.

그때 살았던 4단지 17평 연탄 아파트는 재개발되어서 으리으리하다.

17평 아파트 마루에 누워서 저쪽 끝이 보이지 않는다... 마루가 넓다... 하던 기억이 새롭다.

 

서호를  나와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가락시장에 잠깐 들러서 목로주점을 찾아본다.

따뜻한 정종 한두 잔... 혼자라도 기울이고 싶어서이다.     마땅치 않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마트에서   백화수복 대두병 한병 사들고 왔다.

重湯해서 마시려 한다.

 

지금 흔히 쓰는 맥주 유리잔보다는 조금 더 큰 유리잔에 뜨거운 정종을 후후 마시던 그 옛날.,,,,,,,,

언제부터인지 사기 잔을 이중으로 한 편리한(?) 잔으로 바뀌었다.

오늘. 나는 맥주 유리잔이나.  위스키 언더락 크리스털 잔을 고집해 볼 생각이다.

손이 좀 뜨거운 들 대수이랴?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과도 곧 함께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대에게 영광 있으라!

 

2020,12,13, 눈 오는 날,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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