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 서리 단풍 오는 길목
그림자들 외롭고 기다랗다
좁은 골목길에
쇼팽 야상곡이 어정거리어
미몽(迷夢)과 서정(抒情)이
서로 혼돈 속에서 빙빙 돌아가니
피아노 치며 마음 편히 하여
근심 괴로움 막아내련다.
-2-
가을 시월에는
시인이 되고
참다움을 듣고 느끼며 탐구하고
그 맛을 본다
깊이 생각함이 헛될지라도
허무 적멸을 즐기면서
술잔 앞에 두고 계면조 판소리에
기쁜 듯 슬퍼지누나.
-3-
자아의식이 많고 강함을
사유해 보면
반성하고 헤아려 생각하여
이기(利己)를 버린다
아집과 편견들은
도약 발전에 해가 되니
늦가을에 함께 묶어
던져 버림이 무방하리라.
-1-
霜楓路口影孤長
陋巷蕭邦夜曲徨
迷夢抒情循混沌
彈琴安慰惱煩防
-2-
秋天十月是詩人
聽感探求嘗味眞
思索雖空虛寂樂
樽前界面愴如欣
-3-
思惟自意識多强
反省商量利己忘
我執偏見跳躍害
晩秋連結棄無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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蕭邦 (소방) (Frédéric(-François) Chopin)
낭만주의 시대 폴란드 태생 프랑스의 작곡가·피아니스트. 피아노 협주곡, 마주르카, 폴로네즈, 연습곡, 야상곡 등 많은 피아노곡으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적 재능을 발휘하여 7세에 작곡, 출판을 했고, 8세에 공개 공연을 했다.
夜曲(야곡) 야상곡의 준말. 조용한 밤의 기분을 나타내는 서정적인 피아노곡. 쇼팽의 19곡은 가장 유명함
迷夢 (미몽) 무엇에 홀린 듯 생각이나, 정신이 똑똑하지 못하고 얼떨떨한 상태
惱煩 (뇌번) 煩惱. 괴로워하고 근심함
嘗味 (상미) 맛보기 위하여 조금 먹어봄
虛寂 (허적) 텅 비어 적적함 , 불교의 허무와 도교의 적멸
界面 (계면) 계면조의 준말, 국악에서 선법의 하나. 슬프고 애타는 듯 한 느낌을 주는 음조.
自意識(자의식) 자아의식의 준말. 이론적 자기 존재에 대한 반성적 의식,
商量 (상량) 헤아려 잘 생각함
가을이 깊어간다. 코로나 19도 계속해 간다.
주위 생활환경은 변화가 있는 듯 없는 듯이 조금씩 변화해 간다.
세상사가 시들해짐을 막아보려고도 하고, 이런저런 운동도 하여본다.
가을 탓이려나? 그냥 매사에 시큰둥해지기도 한다.
세대 차이라 할까?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어서일까?
나 젊어서 해외지사 파견 나갈 때에, 아내는 아이들과 이민 가방 둘, 캐리어 하나 들고 공항에 도착했다.
40년도 안된 일이다.
딸아이가 손자 손녀와 함께 출국 이사 준비에 바쁘다. 사위가 먼저 한 짐 들고 해외지사 파견 길에 올랐다.
배로 보내는 이삿짐은 컨테이너에 가득 찰 것이다.
아들, 딸 , 손자 손녀들 다 해외동포(?)가 되면 우리 두 내외 삶의 패턴도 달라질 것이다.
파이팅해 보자. 가을 깊어지면, 겨울 와서 백설도 휘날릴 것이고, 새 봄을 준비할 것이다.
그래도 가을은 사람을 사색의 길로 빠지게 한다.
2020.10.14...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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