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不敢淚戀戀深淵 (차마 울지못할 저.,,그리움)

아우구스티노박 2022. 12. 24. 12:28

마음 한 구석에
바람에 흔들리는 난초를 그린다
그리움 잎사귀는 천 개가 되고
그 향기 수만 개 남아있구나.

이해하기도 감당하기도 어렵고
보여줄 수도 없는데
눈 내리고 추운 날에
대나무 그리려 마음에 품어서
누구와 함께 즐기리오?

胸中一角畵風蘭
戀戀葉千香萬殘
難解難堪難展示
雪寒成竹與誰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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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蘭(풍란)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바람에 쓸린 난초

成竹(성죽) 「화가가 대나무를 그리려고 할 때, 우선마음속으로 대나무 모양을 구상하고 나서 붓을 잡는다.」는 뜻으로,

                   미리  마음속에 세운 계획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

 

 

 

 

내 그리움의 근원은  어디일까?

아마도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일곱 살 때(초등학교 입학 이전이어서 만으로  6세 전에,,)

30세도  안되어서 , 우리 3 형제를  남겨 두고,  병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함께 찍은  엄마 사진 한 장이 남아있다.   내  머릿속 기억에는 , 병원에서  퇴원하실 때일까?  기다란  의자에

누워서  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던  모습이  전부이고,,,  안방에  누워 계실 때에,  형이 엄마 다리 백번 주무르고, 

내가 또  백번 주무르고 했던  기억뿐이다.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좀처럼  나지 않아서 슬프다.

 

또 하나의 그리움은  해남 동백꽃이다.   겨울날에  신부집 앞 뜰에서 결혼식을 하면  동백나무 꽃가지를 꺾어와서

장식했다.

그 핏빛 붉음이 그립다.  해남 대흥사 입구 계곡, 또는  금강골 저수지 위 쪽에 그리움이 움터 있다.

 

누군가는  늙어감은  인생이 익어간다 하고, 누군가는  삭아간다 한다.

내 그리움이 익어간들,,, 삭아간들,,,  그냥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내년  喜壽에 하고픈 일들을  그려 본다.    화가의 成竹하는 일이구나.,,,,

 

 

2022,12.23.思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