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구석에
바람에 흔들리는 난초를 그린다
그리움 잎사귀는 천 개가 되고
그 향기 수만 개 남아있구나.
이해하기도 감당하기도 어렵고
보여줄 수도 없는데
눈 내리고 추운 날에
대나무 그리려 마음에 품어서
누구와 함께 즐기리오?
胸中一角畵風蘭
戀戀葉千香萬殘
難解難堪難展示
雪寒成竹與誰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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風蘭(풍란) 난초과(蘭草科)의 여러해살이풀, 바람에 쓸린 난초
成竹(성죽) 「화가가 대나무를 그리려고 할 때, 우선마음속으로 대나무 모양을 구상하고 나서 붓을 잡는다.」는 뜻으로,
미리 마음속에 세운 계획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
내 그리움의 근원은 어디일까?
아마도 일찍 돌아가신 어머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가 일곱 살 때(초등학교 입학 이전이어서 만으로 6세 전에,,)
30세도 안되어서 , 우리 3 형제를 남겨 두고, 병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와 함께 찍은 엄마 사진 한 장이 남아있다. 내 머릿속 기억에는 , 병원에서 퇴원하실 때일까? 기다란 의자에
누워서 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던 모습이 전부이고,,, 안방에 누워 계실 때에, 형이 엄마 다리 백번 주무르고,
내가 또 백번 주무르고 했던 기억뿐이다. 엄마 품에 안겼던 기억이 좀처럼 나지 않아서 슬프다.
또 하나의 그리움은 해남 동백꽃이다. 겨울날에 신부집 앞 뜰에서 결혼식을 하면 동백나무 꽃가지를 꺾어와서
장식했다.
그 핏빛 붉음이 그립다. 해남 대흥사 입구 계곡, 또는 금강골 저수지 위 쪽에 그리움이 움터 있다.
누군가는 늙어감은 인생이 익어간다 하고, 누군가는 삭아간다 한다.
내 그리움이 익어간들,,, 삭아간들,,, 그냥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내년 喜壽에 하고픈 일들을 그려 본다. 화가의 成竹하는 일이구나.,,,,
2022,12.23.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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