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때의 짝이었던 그와 오랫만에 같은 조가 되어 운동 하던 중에도 그는
산 등성이에 깔려있는 억새 풀 꽃 사진 찍느라 바뻤다.
고등 학교 때 부터 시를 써와서 보여주고 하던 그는 영문학도가 됐고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 퇴직한 후에도 시집을 4-5권 펴내고 광주에서 활동 하고 있는 등단 시인이다.
그가 운동 끝나 헤어진 다음 날에 억새를 읊은 시 한수 보내왔다.
가을의 전설
- 송 병 국 -
억새풀 꽃은
아침 이슬에 젖어서 피고
산들 바람에 흔들리며 피고
달빛에 그림자에 기대어 핀다.
그렇게 세번을 피고 나서도
찬 서리 내리는 날
소복단장의 여인으로 피고
함박눈 내리는 날
하얀 눈꽃으로 다시 핀다
억새풀 꽃은
새 봄이 돌아와 어린순
돋아나면
계절은 가을을 보낸 후에도
또 다른 가을을 준비하고
있음을
넌지시 마른 잎 흔들어
일러준다.
그리하여 모든 꽃들이 색과
향을 잃고
바람에 날려 떨어질 때
억새풀 꽃은
결코 쓰러지지 않는 깃발로
남아
꿋꿋히 들판을 지키는
가을의 전설이 된다.
한시로 번역해 본다. 그의 詩 意象(image)을 크게 손상하지 않고 해보려 하니 결국
韻이 다른 7언 절구 2 首로 , 그의 현대 시를 꽉 짜인 정형시의 틀에 넣어 본다.
깃발로 남아 가을을 지키는 전설을 영웅(英) 으로 묘사한 , 나의 표현을 그가 가을을 지키는
병사(兵) 로 잡아준다.
전설은 영웅만의 몫이 아닐진데, 그냥 서 있는 병사의 전설이 가을에 제 격일 수 있다..
晩秋傳說 ,,, 가을의 전설
紫 芒 銀 荻 發 多 回 억새 은빛 물억새는 여러 차례 피어나니
群 舞 微 風 曉 露 開 함께 춤추다 피고 산들바람에 피고 새벽이슬에 젖어 피어 난다
搖 影 月 光 孤 立 後 달빛에 흔들리는 그림자로 홀로 서서 피어난 후에
丹 粧 素 服 向 霜 堆 찬서리 내린 언덕 향해 소복단장한 여인으로 피어 난다
春 來 草 際 動 新 萌 봄이 돌아와 푸르러 질 때 새롭게 싹을 돋아
芽 葉 公 言 小 菊 迎 새싹 이파리는 가을 국화 맞이를 이야기 하고
花 落 冷 香 零 萬 物 꽃 지고 차가운 향기에 만물이 쓰러져 가면
飄 揚 旗 幟 守 丘 兵 홀로 깃발 펄럭이며 언덕 지키는 전사가 된다
2015.11.2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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