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이후 한시

七月(7월)

아우구스티노박 2020. 7. 15. 12:42

 

                      

 
 
 
앞산은 녹색으로 더욱 짙어가니
누구를 위하여 푸르른가?
목을 길게 빼어 고향 쪽 바라보니
온갖 소리 들려오는구나.
 
밝고 초롱초롱한 눈동자의 '영자'는
집 근처 나비이었고
이빨 드러내고  싱긋 웃던 '철수'는
울타리  너머  반딧불이이었구나.
 
장마 길어지고 소나기 쏟아지면
이 몸은 항복한 장수 같아지고
해가 잠깐 나와 한줄기 햇빛 내리쬐면
내 마음은 힘깨나 쓰는 젊은이가 된다.
 
이 시절이 몇 차례나 더 돌아올까를
어이 손꼽아 산 놓아 보랴?
거리낌이나 속박됨 없이 생활하여
잡된 생각에서 벗어나 신령해진 마음을 원해본다.
 
 

前山益綠爲誰靑             鶴首望鄕萬籟聽
'英子'明眸近處蝶          '哲洙'皓齒隔籬螢
 
 
潦長骤雨身降將             日瞬一光心壯丁
豈算此時還幾次             不妨自適願虛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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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籟(만뢰)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소리
明眸 皓齒 (명모호치) 맑은 눈동자와 흰 이,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
潦 (료) 장마
骤雨 (취우) 소나기
自適 (자적) 무엇에도 속박됨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함
虛靈(허령) 잡된 생각이 없이 마음이 신령함




                              
                                   
 
 

시국이 시끄럽다. 언제는 조용했던 시절이 있었을까?
시끄럽고 각자 주장이 다른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각자의 주장과  의견에  왈가왈부하기에는 거기에 너무 많은 정보와 지식(?)들이 깔려 있고,
그럴듯함과,, 때론 정의, 또한 엉터리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이런 환경에서 중심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차라리 좌, 우, 갑, 을,,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편에 있든, 모순과 틀림이 공존해 있어서 일관되게 바른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슈로부터 벗어나려는 생각, 침묵, , 또는 양비론, 양가론적 태도일 뿐이다.
그리하여 허령불매가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신령해짐을 원할 뿐이다.
 
탱고 음률의 기타와 트럼펫 반주에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가 슬픈 듯 신나게 울리고,
뱃고동 울리며 떠나가는 통통배. 목포항 앞 선창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칠월을 함께하고 있다.
그대는?,,,

 
 
2020.7.15. 思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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