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이후 한시

吾君(그대)

아우구스티노박 2025. 2. 10. 17:28

吾君(그대)

 

그대 정은 맑고 속되지 않아

맑은 즐거움 보내오고

매사에 난감 난해한 일이 없구려

 

봄의 소리가 멀지 않으니

봄 옷 준비해 두고

여행 떠나 보리밭 밟으면

보릿국이 좋겠소.

 

君情淸逸寄淸娛(군정청일기청오)

每事難堪難解無(매사난감난해무)

不遠春聲春服備(불원춘성춘복비)

行遊麥踏麥羹須(행유맥답맥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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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逸(청일) 맑고 속되지 않음

寄淸娛(기청오) 부칠기. 맑고 속되지 않은 즐거움

難堪(난감) 감내하기 어려움

麥踏(맥답) 보리밭(麥田)을 밟다

麥羹(맥갱)보리를 넣어 끓인 국

 

 

*****

 

보리 홍어 애국을 먹어본지는 너무 오래됐다. 홍어 애를 어찌어찌해서

구했다 하더라도 보리 싹을 마트에서 찾기가 어렵다. 보리 싹을 찾아서 된장국을 끓여 먹어도 좋다.

 

이틀 후면 정월 대보름이다. 내가 보리밭 밟으며 연 날리던 곳에는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었다. 고드름 주렁주렁 매달려 있던 그 집은

기와집으로 신축되었고,,, 초등학교 시절 보리밭 밟기 나가서 손 잡고

일렬로 나란히 서서 밟아 갔던 천변의 보리밭은 이제 읍내 중심마을이

되어 있었다. 며칠 사이 보리밭, 보릿국이, 머리에 나돌고, 옛 생각은

눈앞에 환한데 엊그제 일들은 돌아서면 사라지고,,,,늙어 간다.

 

폭설과 추위로 대보름 남도 여행은 취소했다. 보리밭 밟기 하고픈 남도

여행이었는데,,,, 이제 봄기운에 맞춰서 봄 옷으로 차려입고 떠날 날을

기약해 본다.

 

 

2025.02.10.思軒